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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의미 있었던 부활절
차용철 2003-04-21 05:14:13 627
『가장 의미 있었던 부활절』

부활주일 오전예배 설교를 마치고 교인들이 교회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을 때 뒤늦게 참여하여 점심을 먹었다. 식사 도중 어느 집사님이 나서서 근육병으로 서울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정윤구 학생을 위해 구제금을 모금하자고 하더니 금새 50만원 가까이 모금했다. 그 금액은 병문안을 간 학생들에 의해 전액 전달되었다.

윤구는 지도교사의 전도를 받아 교회에 나온지 얼마 안되었다. 그가 지닌 질병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내가 그를 처음 볼 때는 보통 사람이 가까이 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그런데 지난 주에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입원실이 없어서 2인실에 있게 되었다. 그 곳에서 대기하면서 우선 물리치료를 받고 수술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입원 기간이 상당이 길어질 것 같았다. 힘없는 신체를 가진 그가 매우 힘들어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가정 형편에 대해 들은 바가 있었기 때문에 그의 가정은 병원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그를 낫게 해주시기를, 그리고 그가 절망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을 가지기를, 그리고 병원비를 해결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간혹 지도교사로부터 그가 하나님을 의지하는 행동을 자주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그를 위해 어떻게 도와 주어야 할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을 해서 금방 거액을 만들어 낸 것이다.

나는 한편으로 그 일로 시험드는 교인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그 걱정보다는 이제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을 확인했다는 기쁨이 더 컸다. 액수와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어려움 당한 이를 도우려 하는 모습이 감격스러웠다. 사실 장년 교인들은 윤구와 교제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십시일반으로 도우려 한 마음을 가진 것이 초대교회를 연상케 했다.

학생부 예배가 끝나고 학생들이 서울까지 병문안을 간다고 하기에 나가 보았다. 학생들이 교회 승합차를 가득 채웠고 탈 자리가 없어서 지도교사가 못 가게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내 기억에 윤구가 교회에 나온지 불과 1~2개월 정도 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 학생들이 그에 대해 그렇게 안타까운 심정을 가지고 있는가 하고 한편 놀라기도 했다. 내가 개척교회를 담임해 오면서 이만한 기쁨을 얻은 적도 드물었던 것 같다.

윤구는 영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심히 힘든 가운데 있었을 것이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도 정상적인 대접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교회에 와서도 소외 당한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번에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서울까지 병문안을 오는 것을 보고 힘을 얻었을 것 같다. 또한 병원비를 걱정하느라 힘들기도 했을텐데 위로금을 전달해 주었을 때 자신과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는 생각에 큰 위로가 되었을 것 같다. 나는 그것이 부활하신 주님께서 그를 위로하는 방법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고난 주간과 부활절을 지키면서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고 부활의 은혜에 동참하기 위해 나름대로 절제도 하고 금식도 하고 작정기도도 해 보았다. 그런데 이번 부활절이 내가 여지껏 경험해온 부활절 중에 가장 의미있는 부활절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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